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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바마의 그릇된 아프간 전략과 한국의 선택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병력을 증파하는 쪽으로 아프간 전략의 최종 방향을 잡았다. 그간 여러 대안을 놓고 숙고해온 그는 3만4000명 규모의 병력 증파를 핵심으로 하는 새 전략을 확정해 어제까지 관련국들에 통보했다. 군사 개입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군부 중심 강경파와 민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현지 대사 중심의 온건파 사이에서 결국 강경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은 현실성도 없고 정당성도 부족하다. 아프간은 역사적으로 영국과 옛소련 등 강대국의 침략을 여러 차례 받았으나 굴복한 적이 없다. 미국도 2001년 9·11테러 이후 알카에다와 탈레반 정권을 응징한다는 명분 아래 아프간을 공격해 8년 동안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알카에다는 소탕하지 못하고 국토 전체를 전쟁터로 만들었을 뿐이다. 미군의 무차별 군사작전은 탈레반 세력을 키우고 아프간 민중 전체를 적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미국은 부패한 현지 정권을 집중 지원해 저항세력과 맞서게 하는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베트남전을 닮아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출신의 칼 아이켄베리 대사가 병력 증파는 아프간인의 저항만 불러온다며 민간인 파견이 바람직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겠는가.
미국의 우방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영국만 곧장 500명 증파 뜻을 밝혔을 뿐, 프랑스·오스트레일리아·독일 등은 병력 증파에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일본도 내년 1월로 끝나는 인도양의 자위대 급유 지원을 중지하고 금전적인 지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오바마 식의 전략으로는 아프간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지방재건팀(PRT) 요원 130명과 이들을 보호할 병력 등 400명 이상을 보내기로 하고 곧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오스트레일리아나 스웨덴 정도를 빼면 아프간에 이해관계가 없는 나라 중 최대 규모다. 정부는 늦기 전에 파병 방침을 재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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