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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08 21:44 수정 : 2009.12.08 21:44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서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높이 34m, 길이 100m의 대형 점프대를 만들고 있다. 오는 13일 하루 행사를 위해 무려 17억원을 쏟아붓는 대형 이벤트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방송>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을 위해 이 일대 통행을 12시간 동안 차단했다.

광화문광장이 지난 8월 개장 이래 거의 매일 이벤트성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공익광고제, 2009년 북쇼, 내복 보내기 행사, 김장 사랑나눔 행사, 한국색채대상 수상작 전시회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광장 모양도 수시로 바뀌었다. 1억원을 들여 플라워카펫을 만들더니 겨울이라고 오는 11일부터는 스케이트장과 썰매장을 연다. 봄여름에는 놀이시설에다 수영장까지 만들 셈인가.

스노보드 대회만 해도 그렇다. 홍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상식 이하의 행사다. 이미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 많다. 그런 곳을 개조해 대회를 치른다면 훌륭한 행사가 될 것이다. 좁은 광화문광장에 왜 굳이 대형 점프대를 밀어넣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많은 사람이 몰릴 경우 교통과 안전 또한 장담할 수 없다.

복잡한 서울 한복판에 광장을 만들었다면 시민들이 잠시라도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탁 트인 공간으로 조성하는 게 맞다. 자유롭게 걷고 뛰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실상은 온갖 어지러운 시설물에다 홍보성 이벤트로 시민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서울시는 세 차례 시민토론회를 열어 새 운영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토론회를 내년 2월과 8월, 광화문 복원 시점에 하겠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당장 잡다한 시설물들을 정리하고 이벤트성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광장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많은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한 푼이라도 세금을 아껴서 시민의 생활 안정이나 편의시설 확충에 써야 할 때다. 그렇잖아도 복잡한 광화문에서 거액의 돈을 뿌리며 요란한 행사들을 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오세훈 시장이 이런 전시성 행사로 재선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큰 착각이다. 한나라당에서조차 겉치레 위주의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이라도 요란한 놀이판을 걷어치우고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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