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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09 21:25 수정 : 2009.12.09 21:25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한 ‘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심포지엄이 어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렸다. 발표된 12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강상진 연세대 교수의 ‘고교 평준화 정책의 학업성취 수준별 적합성 연구’다. 그는 평준화 정책이 수월성 교육에 부적합하다거나 학업성취의 하향화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능 점수의 학교 간 차이는 평준화·비평준화 정책에서 비롯한 차이가 아니라 학교가 소재한 지역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상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의 연구는 한국교육개발원이 2006년에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교교육 수준 및 실태 분석연구’ 자료와 같은 학생의 2007년도 수능의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 점수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평준화가 학력을 하향화하고 수월성 교육을 방해하고 있다는 평준화 정책에 대한 뿌리깊은 비판이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강 교수 이전에도 학업성취도와 평준화 정책이 관련이 없거나 오히려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취도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긴 했지만, 고교 안에서의 성취도 변화를 추적한 것은 아니었다. 정부는 이제 더욱 튼튼한 연구결과가 나온 만큼, 의도된 논쟁을 접고 평준화 정책을 보완·강화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 특히 잘사는 지역과 못사는 지역의 학교 간 수능 점수 차이가 현저한 점은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교육자원을 집중 배분해야 할 당위성을 잘 보여준다. 수능성적 공개를 통한 학교 줄세우기로 학교 간 경쟁을 유발해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겠다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의 발상은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의 교육격차만 확대할 뿐이다.

평준화의 폐해를 시정한다는 명목으로 세운 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과학고 등 특목고의 학업 수준이 일반고의 상위 20~30% 정도와 비슷하다는 김양분·이규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의 분석도 주목된다. 특목고가 선발 효과만 거뒀을 뿐 적절한 수월성 교육은커녕 사교육 시장만 비대화시켰다는 비판이 타당함을 확인해주는 까닭이다. 교과부는 오늘 외국어고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국어고가 살인적인 사교육비의 주범임이 드러난 이상 기득권 세력의 요구에 매몰되지 말고 완전 폐지 쪽으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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