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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13 22:14 수정 : 2009.12.13 22:14

미사일 등 북한제 무기를 적재한 수송기가 그제 타이의 공항에 억류되고 무기가 압류되는 일이 일어났다. 비행기와 승무원 5명의 국적은 모두 옛소련 지역 나라들이지만, 이 비행기가 평양에서 출발한 것으로 봐서 북한의 수출용 무기가 분명한 듯하다. 무기의 양도 35톤에 이르는 등 적잖은 규모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을 다녀온 직후 일어난 악재다.

북한의 무기 수출은 유엔 결의에 위배된다. 올봄 북한의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거의 모든 무기를 금수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북한은 이 결의를 인정하지 않지만 유엔 회원국은 결의 내용을 이행할 의무를 지닌다. 따라서 앞으로 제재위원회 등 유엔 기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등을 둘러싸고 북한과 관련국들 사이에 상당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6자회담 재개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보즈워스 대표의 지난 8~10일 방북을 계기로 북한은 회담 복귀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상태다. 앞으로 한 차례 더 북-미 고위급 접촉이 있은 뒤 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런 움직임은 비핵화 과정의 큰 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가고 있음을 뜻한다. 또한 회담이 다시 시작되면 과거의 실패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좀더 실효성 있는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일이 국제 여론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면 회담 재개가 늦춰질 수 있다. 2005년 9·19 공동성명 합의 즈음에 일어난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가 거의 1년 반 동안 6자회담을 막은 일이 되풀이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일을 유엔 결의의 정신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되 불필요한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비디에이 사태 때처럼 대북 강경파들이 핵협상을 좌절시킬 목적으로 이번 일을 활용하는 경우가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북한 또한 이미 드러난 사실을 갖고 엉뚱하게 고집부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북한은 결국 비핵화 과정이 진전돼야 자신에 대한 국제 제재가 풀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6자회담이 재개돼 성과를 내려면, 돌발사태가 생기더라도 중심을 잡으며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려는 노력이 모두에게 중요하다. 특히 북한은 이번 일을 자신의 태도를 점검할 시금석으로 삼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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