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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1.25 20:24 수정 : 2010.01.25 20:24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시험지 유출 사건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어학원 강사가 타이에서 시험지를 빼돌려 미국내 한국 학생에게 유포한 혐의로 잡힌 지 일주일도 안 돼 강남의 또다른 학원 강사가 대학생들을 동원해 문제를 빼돌리다 붙잡혔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시험 주관처인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한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이티에스가 제공하는 블랙리스트를 바탕으로 강남 학원가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런 국제적 망신을 부른 일차적 원인은 학벌에 목을 매는 한국의 비뚤어진 교육열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명문대학에 진학하기만 하면 된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도덕불감증과, 그런 도덕불감증을 이용해 돈만 벌면 된다고 여기는 학원들이 합작해 벌인 추악한 놀음의 결과물이다. 이번에 체포된 강사가 “다른 강사들에게 배운 대로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을 보면 이런 부정행위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번 사건이 있기 전에도 한국은 이미 이티에스의 요주의 국가였다. 미국 대학이나 대학원 입시에 필요한 토플이나 지아르이(GRE) 시험의 부정 의혹으로 토플은 시험 방식이 두번이나 바뀌었으며, 지아르이는 시험 횟수를 제한당했다. 에스에이티의 경우엔 문제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응시자 전체의 성적이 무효 처리된 적이 있고, 한 학교가 시험 장소 자격을 박탈당한 일도 있다. 불이익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부 미국 대학들에선 한국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절하해서 본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행태 때문에 많은 한국 학생들이 도맷금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의 국제적 망신과 피해를 막으려면 이번 기회에 철저히 수사해 이런 부정행위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 부정행위를 배태하는 온상인 학벌지상주의가 없어지지 않는 한 근원적 해결은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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