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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내 기업이 새겨야 할 도요타 사태의 교훈 |
세계 1위의 자동차업체인 일본의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결함보상) 사태로 휘청거리고 있다. 가속페달 결함으로 무려 760여만대를 리콜한다고 하니 품질과 안전의 대명사였던 도요타 브랜드의 신뢰도는 만신창이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도요타의 위기를 교훈 삼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은 가속페달의 부품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배경에 도요타의 무리한 확장경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엠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기 위한 급속한 생산 확대와 금융위기를 전후해 무리한 원가절감에 나섰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회사가 대량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원가절감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급속한 생산 확대는 그에 따른 위험성도 동시에 높인다. 특히 도요타는 금융위기 이후 엔화 고평가로 수출이 어려워지자 부품업체의 단가 30%를 절감하는 대책을 추진해왔다. 국내 기업들은 이에 따른 부품 하자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도요타의 위기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에는 좋은 기회다. 현대·기아차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2008년 6.4%에서 지난해 7.8%로 높아지는 등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성장은 도요타와 너무나 닮은꼴이다. 국외 생산기지를 확대하면서 외형을 늘리고, 부품 납품업체들의 단가를 깎아 원가절감을 해온 모습이 그렇다. 현대·기아차도 언제든지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도요타의 사례는 국내 기업들에 좋은 교훈이다. 자동차·전자 등 우리의 주력 수출제품들은 환율에 의해 언제라도 성적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런 위기가 왔을 때 언제나 부품업체들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전가해왔다. 언제까지나 이런 방식이 통할 수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품질의 하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은 한번 신뢰도에 손상을 입으면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이를 회복하는 데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게 된다. 그런 점에서 도요타 사태는 국내 기업이 가야 할 길과 가선 안 될 길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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