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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이를수록 좋다 |
최근 북한 관련 뉴스가 많아졌다. 크게 두 가지 흐름이다. 하나는 북한 내부의 어려움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켜 핵 문제를 풀려는 움직임들이다. 두 흐름 모두 북한 정권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겉으로 봐서는 모든 정황이 6자회담 재개 쪽으로 향하고 있다. 우선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금 북한을 방문중이다. 두달 전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에 이어 회담 재개를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이다. 9일부터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북특사가 처음으로 북한을 찾는다. 이들의 방문에 발맞춰 북한은 지난해 12월25일 두만강을 건너 무단 입북한 재미동포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을 그제 석방했다. 또한 오늘 개성에서는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열린다. 최근 부각된 남북 정상회담 추진 움직임도 남북관계가 바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사태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북한은 먼저 자신에 대한 제재를 풀고 평화협정 논의가 진전돼야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주장을 되풀이한다. 북한은 아울러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국제 지원을 바란다. 북한의 이런 요구는 회담이 먼저 재개돼야 한다는 다른 참가국의 태도와 거리가 있다.
물론 양쪽이 접점을 찾을 여지는 있다.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의 큰 일정에 합의한 뒤 6자회담 재개를 선언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유엔 차원의 협의가 필요한 대북 제재 해제는 회담 재개 뒤로 미루더라도 인도적 지원은 그 전에라도 가능하다. 전제가 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다. 국제사회는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의지를 확인해야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다.
핵 문제를 협상으로 풀려는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의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하다. 북한으로선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재설정할 좋은 기회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다 최근의 화폐개혁 실패까지 겹치면서 전례 없는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 갈등이 심해지면 북한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정권 차원의 어려움도 더 커질 것이다. 북한 스스로를 위해서도 6자회담 재개는 이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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