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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16 22:32 수정 : 2010.02.16 22:32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초반부터 한국 선수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으나, 이런 모습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독점 중계권을 가진 <에스비에스> 홀로 대대적으로 중계·보도하고,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남의 잔치 보듯 한다. 두 방송사는 뉴스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조차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과거와 같은 방송 3사의 과도한 중복 편성도 문제지만, 공영방송들이 올림픽 소식을 이렇게까지 외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시청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지상파 방송사들 사이의 중계권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태가 감정대립으로 치달은 탓이 크다. 2006년 방송 3사는 과열 경쟁을 피하기 위해 중계권 문제에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에스비에스는 이런 신사협정을 깨고 단독으로 중계권을 따냈다. 게다가 방송사간 후속 중계권 분배 협상마저 결렬되면서,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올림픽 소식을 충실히 전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두 방송은 에스비에스가 제공하는 2분 분량의 영상으로는 소식을 제대로 전할 수 없다며 뉴스 보도마저 거의 포기한 상황이다.

결국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갔다. 방송 3사가 함께 중계할 때는 중복 편성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를 박탈하더니, 이번엔 다양한 올림픽 소식을 접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에스비에스가 한국 선수들의 경기만 집중적으로 편성하는 바람에 다양한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에스비에스를 시청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청자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 물론 올림픽 소식을 외면하다시피 하는 두 공영방송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에스비에스가 높은 시청률이 예상되는 국제대회를 단독 중계하려는 것 자체를 무조건 비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영방송이라 하더라도 관심이 쏠리는 행사를 더 많은 시청자가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줄 책임까지 외면해선 안 된다. 이제라도 에스비에스는 방송사간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공조 방안을 정착시키는 데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오는 6월의 남아공 월드컵 축구 때도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돼선 곤란하다. 방송사 사이의 자율 협의가 안 된다면 정부라도 중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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