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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피를 못잡는 여당 지도부 |
요즘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혼란상을 보면 어지럽다. 4·30 재보선 완패 이후 시작된 침체와 내부 분란에서 벗어날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말 전북 무주에서 열린 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오만과 나태함으로 국민에게 걱정과 실망만을 안겼음을 통렬히 반성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결의문을 발표했지만, 그뿐이다. 의원들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정부와 당 지도부를 공격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에는 인적 개편이나 위원회 정비 등 귀를 기울일 만한 내용도 있으나, 개혁 정책을 포기시키려는 듯한 위험한 발언도 섞여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속수무책이다. 중심을 잡아야 할 문희상 의장은 통제력을 거의 상실했고,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은 어제 여권 내부 갈등을 이유로 사퇴했다. 장영달·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은 대통령 측근이나 당 지도부 공격에 가세했다. 지도부가 중심을 잡기는커녕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돈과 공천권을 독점했던 ‘제왕적 총재’가 사라진 이후 각 정당은 새로운 유형의 지도력 창출을 위해 애쓰고 있다. 새 지도력은 학자들이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 대표와 지도부, 당원들이 정치 현실 속에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창조해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계층적으로는 ‘중산층과 서민이 잘사는 나라의 구현’을 위해 창당했다. 따라서 ‘중산층과 서민’ 노선을 이탈하면 존립 의미가 없어진다. 지도부가 갈수록 싸늘해지는 국민의 시선을 직시해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지난 총선에서 표를 몰아준 지지층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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