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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11 22:09 수정 : 2010.03.11 22:09

고려대 3학년 학생이 그제 취업 경쟁만 조장하는 대학을 거부한다며 자퇴를 선언하는 긴 대자보를 붙였다. 심각한 청년실업 탓에 대학 내내 취업 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암담하고 불안한 현실을 자퇴로 고발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등록금 벌이를 위해 험난한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뛰어들었던 서울대생 5명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펴낸 책에서 ‘더 큰 연대와 희망’을 얘기했다. 이들에게선 ‘무기력한 20대’의 모습도,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는 20대’의 모습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경쟁만 강요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당찬 저항의 기운이 느껴진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 현실은 너무 험하다. 입시지옥을 거쳐 대학에 들어가도 취업문을 뚫기 위한 무한경쟁이 기다린다. 치솟는 등록금이나 필수 과정이 되다시피 한 해외연수 비용과 같은 경제적 부담도 가혹하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가 최저 노동조건도 보장되지 않은 아르바이트 전선으로 내몰린다. 심지어 근로장학생이 되기 위해 누가 더 가난한지 보여주는 경쟁도 벌여야 했다고 학생들은 털어놓는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젊은이들의 현실은 더 가혹하지만 눈길조차 받지 못한다.

그런데도 기성세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인턴 확대와 같은 단기 처방이나 내놓을 뿐이다. 등록금 부담을 크게 덜어줄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대학들은 자퇴를 선언한 학생의 지적처럼 ‘대기업 하청업체’나 다름없는 모습에 만족한다. 기업 경영하듯 학교를 운영하는 게 선진적인 모습인 양 내세우기까지 한다. 기업들 역시 젊은 세대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인색하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를 형국이지만, 이럴수록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해법이 보인다. 우선 정부의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 인턴과 같은 단기 대책을 넘어서서 이제라도 중·장기적인 청년 취업 대책을 제대로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공공부문 취업 확대, 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 확충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최저임금이 제대로 보장되도록 감독을 강화해 불완전 고용이나마 질이라도 높여주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고용과 소비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 한 경제도 살아나기 어려운 만큼 기업들도 공존의 경영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느낄 수 없는 나라라면 미래도 없다. 젊은이들에게 꿈을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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