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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06 20:26 수정 : 2010.04.06 20:26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앞에서 하는 말과 실제 대책이 다르니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최근 낙동강 물금취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4대강 사업을 빨리 완성해서 부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 시민들이 아무런 염려 없이…물을 먹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은 작은 어항이지만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 강들은 큰 어항이 된다”고도 말했다. 수량이 늘어나니 물이 깨끗해져 수질오염 걱정 없이 안심하고 상수원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낙동강이 수질오염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취수원을 진주 남강댐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2012년까지 남강댐까지 관로를 개설한 뒤 부산과 중·동부 경남 지역의 낙동강 취수를 중단하고 남강댐 쪽 물을 끌어다 식수로 쓰겠다는 것이다. 예산도 3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직 확정된 사업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이미 이 사업을 공식 발표했으며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상태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일이다. 4대강 공사를 해야 식수원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하면서 뒤로는 낙동강 취수를 중단하고 상수원을 이전하려 하니 어떻게 정부 말을 믿겠는가. 그럴듯한 사탕발림으로 지역 주민들을 현혹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질 환경은 토목공사 한 번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시민·환경단체의 꾸준한 감시를 통해 단계적으로 개선될 뿐이다. 일단 취수가 중단되면 수질오염에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낙동강 하류의 수질 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공장 폐수로 인한 오염사고가 나도 주민들이 알 수 없으니 쉬쉬하면서 덮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낙동강에는 8개의 보가 들어선다. 유속이 느려지면서 오염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 정 총리의 말대로 낙동강이 거대한 어항으로 변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4대강 사업 예산 22조원 가운데 낙동강에만 9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남강댐 취수원 이전 사업비의 세배가 넘는 금액이다. 사업으로 확보되는 수량도 4대강 전체가 13억t, 낙동강만 10억t에 이르는 것으로 돼 있다. 그 많은 돈을 들여 공사를 해놓고 취수원으로 사용하지도 못한다면 이런 공사를 왜 해야 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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