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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체적으로 자연생태계 파괴하는 4대강 사업 |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서 동식물들의 삶터까지 황폐해지고 있다. 우려했던 총체적인 자연생태계 파괴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 없이 마구잡이로 공사를 강행함으로써 멸종 위기 동식물들의 씨까지 마를 위기에 처했다. 당장 공사를 중단해 동식물들의 삶터가 더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 사업의 핵심은 강바닥을 깊게 파고 곳곳에 대형 보(사실상 댐)를 만드는 것이다. 강 둔치 등을 개발해 위락시설을 만드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 과정에서 수억년을 유유히 흘렀을 4대강은 곳곳이 잘리고 파헤쳐지고 있다. 낙동강 제1경이라 하는 경북 상주 경천대 앞 백사장은 물웅덩이로 변해가고 있고, 경기 여주 신륵사 앞 남한강 은빛 모래사장도 제 모습을 잃었다.
‘4대강 살리기’란 이름 아래 자행되는 이런 자연파괴 행위는 곧바로 강 주변 식물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단양쑥부쟁이 같은 멸종 위기 식물까지 마구잡이로 파헤쳐진다. 4대강 사업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강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정부는 사업 구간 안에 있는 단양쑥부쟁이를 다른 곳으로 옮겨심어 자연상태로 복원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인공자연’일 뿐이다.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함으로써 최소한 멸종 위기 식물의 자생지만이라도 원형대로 보전해야 한다.
강물의 생태계가 파괴되면 이곳을 찾는 새들도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조류보호단체인 ‘새와 생명의 터’(버드 코리아)의 보고서를 보면, 4대강 사업으로 국내 전체 조류의 3분의 1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강바닥을 깊게 파헤침에 따라 수심이 얕은 곳에 사는 새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물고기와 새들이 찾아오는 강을 만들겠다는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새들의 삶터를 파괴하고 내쫓게 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인간이 편하면 됐지 자연생태계 파괴가 대수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남한강 공사 현장에는 ‘단양쑥부쟁이보다 주민 삶이 우선’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어 있기도 했다. 하지만 대자연에 대한 이런 파괴 행위를 계속할 경우 종국에는 인간의 삶터까지 황폐화한다. 더 늦기 전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진정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전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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