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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25 19:00 수정 : 2010.04.25 19:00

지상파 방송사간 비방과 감정대립으로 치닫던 월드컵축구 중계권 분쟁이 정부의 중재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세 방송사에 이달 말까지 중계권 협상을 성실히 추진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방통위는 앞으로 있을 세 차례의 올림픽과 2014년 월드컵 중계권 협상도 연말까지 마무리하라고 요구했다. 이로써 방송 3사가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여지가 생겼다. 이참에 소모적인 경쟁으로 중계권료 부담만 높이는 우를 범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편의도 도모할 장기적인 합의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국제 스포츠 경기를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중계하는 게 좋은지 나쁜지 잘라서 말하긴 어렵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3사가 공동 중계를 하면서 지나친 중복 편성으로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빼앗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2월 <에스비에스>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단독 중계하면서 또다른 부작용이 드러났다. 두 공영방송이 방송 화면을 원활히 제공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올림픽 소식을 소극적으로 전하는 일이 빚어진 것이다. 에스비에스가 한국 선수들의 경기에만 치중해 다양한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에스비에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불편을 겪은 시청자들도 꽤 있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은 기본적으로는 공동 중계냐 단독 중계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계 태도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공동 중계라 하더라도 중복 편성의 폐해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고, 단독 중계여도 다른 방송사에 방송 화면을 충분히 제공하면 시청자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방송사간 시청률 경쟁에 있다. 중복 편성 경쟁이 시청률을 의식한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단독으로 중계하면서 방송 화면 제공에 인색한 것 또한 시청률 때문이다. 공영방송이 시청률에 목매지 않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되고 민영방송도 방송의 공영성을 좀 더 인식하는 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도 남는 문제는 있다. 각 방송사가 따로 국제 중계권 입찰에 나서기보다 공동으로 대응하는 게 중계권료 책정 등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영국·독일·일본 등이 정착시킨 방송사간 순차 중계는 참고할 만하다. 이번 기회에 방송 3사는 국제경기 중계에 상호 협력하는 관행을 정착시키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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