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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5.09 23:18 수정 : 2010.05.09 23:18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지사 예비후보의 동생이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하려 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현금 2500만원이 들어 있는 봉투와 유권자들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압수했다. 경찰은 어제 현 후보의 동생 등 2명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건은 집권여당의 후보 친동생이 직접 돈봉투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제주지역 지방선거의 판도 자체를 뒤흔들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현 후보 쪽은 “동생이 갖고 있던 돈은 지난 3월 구입한 아파트 잔금”이라며 금품 살포 기도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현 후보 쪽 주장은 곳곳이 허점투성이다. 우선 아파트 잔금이 오가는 장소에 왜 유권자 명단이 필요했는지부터 설명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현 후보의 동생은 경찰이 덮치자 유권자 명단을 입에 넣어 삼키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고 한다.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인멸 시도 말고는 다른 납득할 만한 설명을 찾기 힘들다.

이번 지방선거가 유례없는 ‘돈의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는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기수 여주군수 사건을 비롯해 이미 불거진 금품수수 사건만 해도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이번 제주 돈봉투 사건은 지금까지 나온 공천헌금 비리와는 또 차원이 다르다. 공천헌금이 정치판에 몸담은 ‘선수들 간의 거래’라면, 이번 사건은 직접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돈 살포 기도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깨끗한 선거 풍토 정착에 앞장서야 할 여당 후보가 오히려 추악한 금권선거 연루 의혹을 받게 된 점도 개탄스럽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 후보의 정직성이다. 친동생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신청된 마당에 어물쩍 거짓말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 해서는 곤란하다. 사실 현 후보는 과거에 중대한 거짓말을 한 전력이 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 등을 지낸 현 후보는 자신이 소유한 삼성생명 28만주의 실소유주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줄곧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특검 수사가 진행되던 2008년 6월 기자회견을 자청해 “실소유주는 그룹 오너(이건희 회장)”라고 실토했다. 현 후보에게는 아픈 기억이겠지만 이런 전력을 고려해서라도 더욱 진실에 충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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