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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5.09 23:19 수정 : 2010.05.09 23:19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안상수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봉은사 외압’ 사건과 관련해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에 이어 김영국(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안 전 대표의 발언을 현장에서 들었다는 김씨의 기자회견을 자신이 막으려 했다는 두 사람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다.

양쪽의 주장은 엇갈린다. 이 수석은 기자회견 전날 김씨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씨는 당시 정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 수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누구 말이 옳은지 지금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거짓이라기엔 김씨 설명이 매우 구체적이다. 김씨 말로는, 기자회견 전날 정부 관련 기구에서 일하는 후배 박아무개씨가 자신을 찾아와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설득했으며 이 과정에서 박씨가 휴대전화로 이 수석과의 통화를 주선해줬고, 이 수석은 짧은 통화에서 김씨에게 ‘사면복권 해결’을 내세워 회유를 시도했다고 한다. 김씨는 또 박씨로부터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잠적하면 비용을 대겠다’, ‘회견을 하면 뒷조사를 할 것이다’, ‘브이아이피(VIP)에게 빨리 보고해야 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아무런 권한이 없는 박씨가 누구로부터 어떤 다짐을 들었기에 그런 말을 했는지 더욱 궁금해진다.

김씨는 이런 말과 통화가 오간 상황도 자세히 밝혔다. 당시 함께 있던 친지 3명이 이를 지켜봤으며, 그중 한 사람의 진술서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세세한 사정까지 김씨가 거짓으로 지어낼 이유는 딱히 없어 보인다. 이 수석 주장대로 김씨 말이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통해 김씨가 얻을 이익도 분명치 않다. 반면에 이 수석의 연루 사실이 확인되면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잖아도 이 수석은 대통령의 외국 언론 인터뷰 내용까지 멋대로 고쳐 발표하도록 한 ‘대통령 발언 마사지’ 파문의 당사자다. 본인의 투기의혹 기사를 삭제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 등 이런저런 논란도 잦다. 이제는 진실을 은폐하려 뒷거래를 시도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사실이라면 고소 따위로 상황을 호도하려 든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 자체가 신뢰가 생명이어야 할 홍보책임자로선 치명적 결함이다. 거짓말쟁이로 의심받는 이를 대변자로 계속 둘 것인지, 이명박 대통령이 밝힐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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