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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4 10:12 수정 : 2005.06.14 10:12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오늘 돌아온다. 국외로 도망친 수배자가 뒤늦게 자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옛 대우 계열사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그를 맞는 것은 의리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그의 공적을 적극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는 모습은 보기에 착잡하다. 오랜 국외 도피행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의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느끼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김씨가 ‘경영 실패’ 때문에 처벌받게 됐다는 시각은 한참 잘못됐다고 본다. 그는 회계장부를 조작해 금융기관으로부터 거액을 빌렸다가 죄없는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떠안긴 사람이다. 분식회계 액수가 부풀려졌다거나 그가 국외로 재산을 빼돌린 것은 아니라는 주장으로 그의 죄를 덜 수는 없다. 대우 때문에 투입한 공적자금 중 10조원 이상이 회수 불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한국 현대사에 최악의 경제 범죄자로 기록될 것이다.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대우사태로 직접 고통을 겪었던가.

김씨의 범죄는 옛 대우 임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서 이미 대부분 밝혀졌다. 하지만 김씨가 나라경제의 운명을 걸고 도박할 수 있게 방조한 고위 공직자들이 있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이 부분을 밝히는 것이 뒤늦게 재개된 수사의 핵심이다. 검찰은 비자금 수사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혹시라도 검찰이 돈 받은 몇몇을 처벌해 국민에게 값싼 위로를 건네는 방식으로 사건을 대충 마무리지으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간에 쫓긴다는 핑계로 수사를 졸속으로 끝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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