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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01 20:21 수정 : 2010.06.01 20:21

이스라엘군이 그제 지중해의 공해상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구호선을 습격해 10여명의 승선자를 무차별 살해했다. 희생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인도적 구호물자를 가지고 가던 비무장 민간 구호요원들이었다. 비무장 민간 구호요원을, 그것도 공해상에서 살해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무법적 폭거를 규탄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망나니 노릇을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아랍 영토를 반환하지 않은 것은 물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안에 이스라엘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행위도 중단하지 않고 있다. 또 걸핏하면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우며 팔레스타인 지역인 가자지구를 봉쇄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4년 가까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돼 감옥에서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친팔레스타인계 국제인권조직이 국제구호선을 띄운 것도 가자지구 봉쇄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이스라엘 점령정책에 대한 비판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최근 유엔 통계를 보면 4년 가까운 봉쇄로 가자인들의 70%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75%가 식량원조에 의존하며 60%는 매일 물을 공급받지도 못한다. 이스라엘은 봉쇄를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의 뿌리를 뽑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팔레스타인은 물론 중동지역 전역에서 반이스라엘 감정만 강화시키고 있다. 당장 시리아와 레바논은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무법행위를 계속하는 데는 국제사회의 책임이 크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유대인 로비세력에 사로잡혀 이스라엘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대인 로비의 힘을 믿는 이스라엘은 연간 수십억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미국의 부통령 방문에 맞춰 정착촌 확대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뻔뻔스럽다. 이번 사건 역시 국제사회의 비난 따윈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의 산물이다.

국제사회는 더이상 말로만 비판하는 시늉을 하다 끝내선 안 된다. 단순한 만행 규탄으로는 안 되며, 이번 사태의 일차 원인인 가자지구 봉쇄를 풀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해야 한다. 그러려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이스라엘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이란에 대한 핵개발 포기 요구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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