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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02 20:21 수정 : 2010.06.02 21:23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급격한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정권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과 함께 어제 사임했다. 전후 50년간 일본을 지배해온 자민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지난해 9월 집권한 지 겨우 8개월 만이다.

하토야마의 민주당 정권은 ‘콘크리트에서 사람으로’란 깃발 아래 아동수당을 신설하고 고교 무상교육을 추진했으며 근본적인 관료개혁을 약속했다. 대외정책에선 그동안의 미국 일변도 정책 대신 동아시아 중시를 천명했고, 미국과 좀더 대등한 관계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은 이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하토야마 총리의 미숙함과 지도력 부재다. 대표적인 게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다. 하토야마는 집권 초 오키나와 역외 이전을 장담했지만 미국의 완강한 반대 앞에 속수무책으로 물러서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 말을 바꿔 지도력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고, 급기야 사민당이 연립정권에서 탈퇴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결정적 실수는 기지 이전 문제와 같이 협상이 필요한 사안을 시한까지 정해 공약함으로써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런 미숙함은 아동수당 등 복지정책이나 관료개혁을 추진하는 데서도 나타났다. 국내총생산액의 두배나 되는 재정적자를 개선할 방도를 마련하지 않은 채 지출확대 정책을 취함으로써 우려를 낳았고, 관료개혁을 공언했음에도 관료를 장악할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오자와 간사장은 정치자금 문제로 두차례나 검찰 조사를 받아 깨끗한 정당이란 민주당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이제 민주당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국민들의 마음을 되사려면 지난 8개월을 철저히 살피고 반성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문제가 민주당이 지향한 방향이 아니라 지도력의 부재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반성을 한다고 기본 방향조차 바꿔 정체성마저 상실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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