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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04 21:18 수정 : 2010.06.04 21:18

6·2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지도부의 표정이 밝기만 하다. 선거 결과에 만족하고 은근히 공을 내세우는 듯한 분위기도 읽힌다.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거과정에서 민주당은 공을 세우긴커녕 체질적 한계와 무능을 드러냈다. 집권세력이 천안함 사건을 뒤틀어 억압적 안보정국으로 몰아가는데도 민주당의 대응은 지리멸렬했다. 조사결과의 의문점과 안보 무능 문제를 내걸고 정면으로 논쟁을 벌이지도 못했고, 다른 쟁점으로 국면을 바꿔내지도 못했다. 심지어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전쟁 반대’ 구호를 제기하고 나서는데도 민주당은 몸을 사렸다. 민주당이 협력하지 않아, 한 후보의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유세는 민주노동당원 위주로 꾸려졌다. 민주당은 진작부터 진보개혁적 방향으로 정체성을 강화해야 했음에도 기존 노선에 대한 자신감마저 잃고 우물쭈물했다.

민주당이 주요 지역에서 당선자를 낸 데는 야권후보 단일화의 힘이 컸다. 하지만 야권연대 측면에서도 민주당은 상대방을 흔연히 배려하고 지원하는 맏형다운 모습이 부족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진 유시민 후보는 단일화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경기도 지역조직을 결합해내지 못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의 야권연대를 위해서도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역적 한계와 ‘노쇠한 정당’ 인상을 벗지 못하는 문제점도 뚜렷했다.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는 일찌감치 민주당의 한계를 절감하고 무소속을 택했다. 이번에 민주당은 영남권에서 과거 김대중 총재가 이끌던 야당 시절에 비해서도 훨씬 적은 공천자밖에 내지 못했다. 송영길·안희정·이광재·김두관 당선자의 공통점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젊은 후보라는 사실이다. 민주당도 세대교체를 단행하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만하다. 그런데 민주당 중심부는 여전히 역동성이 떨어진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인상을 주는 인사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이런 문제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제1야당에 표를 몰아줬다. 이를 직시하지 않으면 민주당한테 미래는 없다. 민주당은 선거결과에 안주할 게 아니라 자기혁신을 다짐해야 마땅하다. 철저한 성찰과 개혁이 필요한 것은 민주당도 이명박 정부에 못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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