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6.09 21:01 수정 : 2010.06.09 21:01

<한국방송> 2텔레비전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 폐지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개그맨 박성광씨의 대사에 공감하던 시청자들이 외압이나 눈치보기가 없었는지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코너는 취객이 경찰서에 잡혀와 경쟁 만능의 세태를 비꼬는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국가가 나에게 해준 게 뭐가 있냐”는 박씨의 절규는 힘없는 서민들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런 수준의 풍자마저 권력자에게는 매우 불편할지 모른다. 실제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를 문제삼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즉각 “공감대가 있으니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 대사를 없앨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의 이런 태도 표명을 보고 시청자들은 이 코너가 별문제 없이 이어지리라고 믿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이 코너가 방송되지 않은 데 이어 지난 6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고 말았다. 논란을 기억하는 시청자들로서는 이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방송의 노골적인 친정부 편향성도 의혹을 부채질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한다. 6개월 정도 이어지면서 소재가 바닥나 폐지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제작진으로서는 외압 의혹 제기가 과민반응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오락프로 개편까지 의혹을 갖고 예민하게 바라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까지 정부나 한국방송 경영진의 모습을 보면 의혹 제기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권력에 대한 쓴소리는 그냥 넘기는 법이 없었다. 방송을 정부 홍보 도구로 보는 행태도 부활시켰다. 이번 일은 한국방송이 얼마나 시청자들한테 신뢰를 잃었는지 잘 보여준다. 한국방송은 더이상 시청자를 ‘술 푸게’ 하지 말기 바란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