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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로운 도약 가능성 보여준 한국 축구 |
첫 원정 16강 위업을 달성한 한국 축구팀은 그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 석패함으로써 8강 진출의 꿈을 접었다. 전국 각지와 세계 도처에서 한마음으로 승리를 기원했던 국민들은 패배를 아쉬워하면서도 끝까지 선전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비록 졌지만, 우리 선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아낌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유럽의 강호 그리스를 2 대 0으로 완파해 돌풍을 일으켰던 한국 축구는 아르헨티나에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 패배에 흔들리지 않고 나이지리아전을 무승부로 끌고가 기어이 첫 원정 16강 진출이란 위업을 달성해냈다. 8강 진출을 겨루는 우루과이전에서는 전반 8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시종일관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우루과이 골문을 위협한 끝에 마침내 동점골을 뽑아냈다. 아쉽게 한 골을 더 내줌으로써 8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이젠 그 누구도 한국을 축구의 변방이라고 폄하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 축구가 이런 성과를 낸 것은 자신감으로 무장한 새로운 젊은 세대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피겨 영웅 김연아로 상징되는 이 젊은 세대는 세계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다. 축구에서도 이제 그들이 주축으로 떠올랐다. 기성용·이청용 등 젊은 선수들이 2002년 4강 진출을 계기로 유럽의 축구 본가에 진출해 경험을 쌓은 2002년 세대를 뒷받침하면서 한국 축구는 한 걸음 성큼 도약했다. 이제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에서 확인된 수비 불안 등 몇가지 약점을 보완한다면,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더 나은 성적을 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밤잠 안 자며 우리 선수들을 성원했던 국민들도 이제는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를 기다리는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고 답답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패배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을 기억해낸다면 답답한 현실을 돌파해낼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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