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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7.28 22:25 수정 : 2010.07.28 23:25

지난 6·2 지방선거가 끝난 뒤 민주당을 향해 쏟아진 주문은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 결코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만약 민주당이 안이한 자만심에 빠진다면 유권자의 혹독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잇따랐다. 어제 치른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그런 경고가 정확했음을 보여준다.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의 완벽한 참패다. 지난 18대 총선 및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표 분포 등을 고려할 때 고작 세 곳의 승리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게다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선진국민연대 및 ‘영포라인’ 출신 인사들의 국정농단 의혹, 성희롱 추문 등 한나라당에 불리한 갖가지 악재가 쏟아진 점까지 고려하면 민주당으로서는 변명할 여지가 전혀 없다.

무엇보다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 은평을에서 패배한 것은 민주당에는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맥빠진 공천, 무기력한 선거운동으로 일관하다 스스로 패배를 자초했다. 여권의 최고 실세인 이재오 후보에게 패배함으로써 민주당이 외쳐온 정권심판론도 무색해졌다.

무엇보다 비판받을 대목은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당의 소극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다.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바로 ‘연대’였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에서는 야권이 더욱 진화된 모습의 연대를 선보였어야 했다. 하지만 야권의 맏형격인 민주당은 연대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획력도, 다른 야당을 배려하는 양보정신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이는 민주당이 지방선거 결과에 고무된 나머지 자만심에 빠져 있었던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결국 민주당은 인천 계양을 등에서 민주노동당에 표를 잠식당함으로써 한나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고 말았다. 이는 야권연대 없이는 야당에게 미래가 없음을 극명히 보여준다.

지난 지방선거가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챙긴 선거라면, 이번 재보선 역시 한나라당이 잘해서 이긴 선거는 결코 아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4대강 사업 등 핵심 국정현안과 관련한 논쟁을 철저히 회피했다. 재보선 결과를 놓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됐다고 평가한다면 그것 또한 어이없는 착각이다. 정치권 모두 심각한 자기성찰과 쇄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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