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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05 19:53 수정 : 2010.08.05 19:53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엊그제 기자간담회에서 “학교에서 역사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한국 역사에 무지한 젊은이들이 많다”며 “군 정신교육 시간을 활용해 국사교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입시에서 역사가 선택과목으로 돼 있는” 문제점도 지적하며 “군대에서라도 교육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교육부가 신경써야 할 역사교육 문제까지 국방부 장관이 걱정하고 나섰으니 웃어야 좋을지 울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따지면 요즘 학생들의 역사교육만 문제가 되겠는가. 국어·영어·수학·과학 등이 모두 문제일 텐데 아예 군대에 학교를 차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김 장관이 생각하는 ‘올바른 역사교육’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는 젊은이들의 그릇된 역사관 때문에 안보태세에 구멍이 뚫렸다고 믿는 것 같다. 얼마 전 물의를 빚은 “국민 중에 30%는 반미성향이 있다”는 발언도 이런 인식의 연장선에 있다. 따라서 김 장관이 염두에 두는 역사교육이란 주로 민족 간의 대결의식을 부추기고 국가주의·애국주의를 주입하는 편향적 내용이 될 게 분명하다. 이런 병영식 역사교육이 어떤 폐해를 가져올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군이 처한 상황을 보면 과연 김 장관이 역사교육 타령이나 할 형편인지도 의심스럽다. 기강해이에 따른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천안함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전체적인 전투력이나 상황대처능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군이 진정으로 신경써야 할 것은 따로 있는데 국방장관이 되지도 않게 다른 영역이나 넘보고 있으니 국민들이 오히려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개각을 앞둔 시점 탓인지 다른 장관들의 튀는 발언도 심심치 않게 이어진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그제 영산강 승촌보를 방문한 자리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애향심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환경부 장관이 앞장서서 4대강 홍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으니 혀를 찰 노릇이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업을 졸속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게 그나마 나은 처신이다. 장관들의 잇따른 튀는 발언에는 개각을 앞두고 인사권자의 눈길을 끌고 환심을 사려는 얄팍한 계산마저 엿보여 더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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