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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연가스 버스 안전성 자신할 수 있나 |
서울 도심을 운행하던 압축천연가스(CNG) 버스가 폭발해 17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났다. 도시 한가운데서 폭탄이 터지는 듯한 무서운 장면이 벌어졌다. 시민 발이 오히려 시민의 신체를 해치는 흉기가 되었던 셈이다.
천연가스 버스가 기존의 경유 버스에 비해 에너지 효율과 배출가스 면에서 훨씬 뛰어난 교통수단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대형 폭탄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사고는 버스가 거의 정지하려는 순간에 일어났다. 또 8개의 가스통 가운데 하나만 폭발했다. 만약 달리던 중간에 폭발했다면 2차 사고로 대형 인명피해가 날 수 있었다. 다른 가스통이 연쇄 폭발하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이런 사고는 어떤 경우에도 있어서는 안 된다. 단 한번의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버스 안전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여왔는지도 의문이다. 이번 말고도 일곱 차례 폭발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후속 조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천연가스 버스가 도입된 것은 2000년부터다. 따라서 1~2년 뒤면 초기에 도입된 천연가스 버스들이 본격적인 노후화 단계에 들어간다. 서울시의 천연가스 버스 7900여대 가운데 1800여대가 도입된 지 5년을 넘긴 차량들이다.
일단 사고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일상적인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천연가스 버스 자체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재검검이 필요하다. 차량이 오래되면 부품도 낡기 마련이다. 제조 당시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해도 그것만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천연가스 버스는 특히 위험 부담이 크다. 만약 완벽한 안전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천연가스 버스 운행 자체를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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