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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9 19:26 수정 : 2005.06.19 19:26

국민과 국토를 지켜야 할 군을 두고 오히려 국민이 걱정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어제 한 전방초소에서 사병이 내무반에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을 난사해 10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 일어났다. 다른 부대에서는 한 병사가 분신자살했다. 희생된 이들의 가족이 겪는 슬픔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군인을 가족·친척·친구로 둔 많은 국민 또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가혹행위였다. 참사를 일으킨 병사는 평소 선임병들에게 욕설 등 언어폭력을 당해 왔다고 한다. 끔찍함으로 볼 때 언어폭력이 도를 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육군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벌어졌을 때 국방장관은 폭력을 일소하라고 모든 부대에 지시했다. 그런데 5개월여 만에 더 큰 사건이 터졌다. 대책은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군은 위계질서가 필요한 특수한 조직이다. 이 때문에 상급자의 가혹행위가 벌어지기 쉽고, 감춰지기도 쉬운 곳이다. 군이 그동안 폭력 근절을 위해 애써 왔고, 상당한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직접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다. 가혹행위에 대한 군 지휘부의 인식이 시대에 뒤처져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최근 군의 기강해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최전방 3중철책을 누군가가 자르고 월북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며칠 전 같은 곳을 통해 북한군 1명이 넘어와 닷새 만에야 민간인에게 발견됐다.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는 것은 군 지휘부에서부터 일선 부대까지 조직 통솔에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반성과 체질 개선, 뼈를 깎는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군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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