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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철저히 조사하고 대처해야 |
경찰이 그제 미국 검색서비스 업체 구글의 한국 법인을 압수수색했다. 거리 사진 보기 서비스(스트리트뷰)용 자료를 모으면서 개인정보까지 무단 수집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와 별도로 방송통신위원회도 이 문제 조사를 위해 구글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은 독일 등 외국에서도 말썽이 된 터였다. 전세계 정보검색 시장을 거의 독점한 업체가 벌인 일이라 파장이 만만치 않다. 특히 우려가 큰 것은 구글이 각국 거리를 누비면서 어떤 정보를 얼마나 가져갔는지 누구도 잘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관련 당국이 적극 나서 철저히 조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정하긴 이르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으로도 구글의 정보 수집은 위험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구글이 공개한 관련 소프트웨어 원본을 분석한 미국의 한 컨설팅업체 보고서를 보면, 구글은 거리 사진 촬영과 직접 관련 없는 민감한 정보까지 수집했다. 무선공유기 같은 무선랜 기기 분석 장치까지 갖추고 개별 기기의 고유 식별번호와 위치 따위를 일일이 파악했다. 촬영 당시 주변에 있던 이들이 무선으로 주고받은 통신 내용도 이 과정에서 함께 수집했다고 한다. 구글은 통신 내용은 ‘실수로’ 수집했다고 주장하나 자세한 내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통신 내용 수집만으로도 심각한 일이지만, 무선랜 기기의 위치와 식별번호 수집도 그냥 넘기기 어려운 문제다. 이 자료만 잘 활용해도, 무선을 통해 특정 사이트에 접속한 이용자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첩보영화에 나오는 위성을 통한 위치 추적과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 구글이 이런 민감한 정보까지 수집한 의도가 과연 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한점 의혹도 남지 않게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 사실이 발견되면 엄중히 대처해야 한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강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용자들의 보안 의식도 더욱 중요해졌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이용이 늘고 있는 무선랜은 암호화하지 않고 쓰면 마치 거리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것과 다름없다. 무선공유기에 암호를 걸고, 암호 없이 개방된 무선랜에 연결해 쓸 때는 민감한 정보를 주고받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개인정보는 이용자 스스로 지킨다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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