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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회담 재개, 이제 미국에 달렸다 |
‘김정일-정동영 면담’ 이후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외교부 관리들이 미국과 러시아로 파견된 데 이어, 이해찬 총리와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내일부터 중국 지도부 인사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일본과는 오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세계의 눈길은 당장 서울에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남북 장관급 회담에 쏠려 있다.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핵 문제에서도 좀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달에 6자 회담에 복귀하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으나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신호를 받지 못해 망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의 분석도 비슷한 듯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복귀 조건으로 얘기한 ‘미국의 확고한 북한 인정·존중’도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협상 상대로 인정해달라’는 뜻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모든 6자 회담 참가국이 동의한 외교·평화적 해결 원칙과 어긋나지 않는다.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태도다. 미국 정부는 “회담 날짜를 잡기 전까지는 회담 날짜가 없는 셈”이라며 유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일부 강경파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또 하나의 수사’ ‘시간끌기 전술’ 등으로 깎아내리고 있다. 물론 북한과 미국이 직접 만나 서로 본뜻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의심부터 하는 이런 태도는 회담 재개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진정 외교·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면 먼저 내부 이견부터 분명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다.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다. 북한이 한걸음 더 앞으로 나온 만큼 미국도 그에 맞게 호응해야 한다. 다음달에 6자 회담이 재개돼 핵 문제 해결에 가닥이 잡힐지 말지는 이제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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