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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24 19:38 수정 : 2010.08.24 22:18

어제 열린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면, 이명박 정부에서 지명한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정직성이나 도덕성에 더는 기대를 하기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 발뺌하기 힘들 정도로 확실히 잘못이 드러난 경우만 마지못해 잘못을 시인했을 뿐 의혹을 어물쩍 넘기려는 태도가 한결같다. 이런 비리 행위가 총리나 장관이 되는 데 치명적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아전인수식 믿음도 확고했다.

김 후보자는 도청 직원 가사도우미 활용, 부인의 관용차 사용 의혹 등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것도 청문회 초반에는 애써 부인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못 이겨 백기를 든 결과였다. 그동안 “가사도우미 활용은 사실이 아니고 한 달에 한두 번 우편물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정도의 도움을 받았을 뿐” “아내가 도청 공식행사 참석 때만 차량을 지원받았다”고 부인해온 점에 비춰보면 우스운 결말이 아닐 수 없다.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다 실패하니 뒤늦게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 어설프기 짝이 없다.

김 후보자가 은행과 농협으로부터 10억원의 정치자금을 부친 등의 이름으로 불법대출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부친이 재산의 6배 가까운 돈을 빌린 배경도 미심쩍지만, 이런 대출 자체가 선거자금 대출을 금지한 은행법을 어겼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김 후보자는 “(은행법에 선거자금 대출 금지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가 인사청문회에서 시인한 착오와 실수, 불찰만 꼽아봐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과연 그가 꼼꼼하게 국정을 챙겨야 할 국무총리에 합당한 인물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의혹백화점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신재민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 부인의 허위취업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재벌 계열사 건설자재 납품업체로부터 고급승용차를 ‘스폰’받은 사실이 또다시 들통나는 등 비리 의혹의 광맥은 캐도 캐도 끝이 없어 보인다.

김 후보자와 신 후보자는 모두 겉으로는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회를 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어물쩍 사과를 해놓고 모든 것이 끝났다는 태도다. 과연 이들의 잘못을 눈감아주고 ‘기회’를 주어야 옳은지 회의가 드는 청문회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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