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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06 20:59 수정 : 2010.09.06 20:59

외교통상부가 지난 7월 실시한 통상전문가 특별채용은 유명환 당시 장관의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된 쇼에 불과했던 사실이 행정안전부 특별감사 결과 밝혀졌다. 모집공고에서부터 응시 자격 요건, 면접 및 심사에 이르기까지 특혜 일색이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열심히 서류를 만들어 제출하고 면접시험을 치른 다른 지원자들은 모두 장관 딸을 위한 들러리였던 셈이다.

행안부의 어제 감사결과 발표를 보면, 면접위원 다섯 중 외부 위원 세 명은 다른 응시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지만 면접에 참여한 외교부 간부 두 명이 유 장관 딸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몰아줘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또 1차 시험 공고 때 지원자 전원을 불합격시키고 재공고를 내면서 원서마감 기한을 크게 늘린 것도 유 장관 딸에게 영어시험 성적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행안부는 결론지었다.

게다가 이번 특별채용을 기획하고 진행한 외교부 인사기획관은 유 전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내부 결재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시험위원을 선정하는가 하면 자신이 직접 서류전형과 면접에까지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 전 장관과 그 사이에 어떤 대화와 교감이 오갔는지 철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외교부가 이번에 뽑은 직책은 ‘자유무역협정(FTA) 통상전문 계약직’이다. 외교부 업무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자유무역협정 추진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우려나 상대국과의 법적 분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채용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마땅했다. 그런데도 오직 장관의 딸이라는 이유로 특혜채용을 했으니 시중에서 “외교부가 에프티에이로 아예 나라를 망치려는 것이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행안부는 이번 발표에 다른 전·현직 고위 외교관 자녀들의 채용 경위, 외무고시 2부 시험에 대한 조사 결과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른 시일 안에 이에 대해서도 철저히 진상을 밝히기 바란다. 마침 어제 감사원은 올해 하반기에 공무원 특채 과정과 제도를 집중점검하기로 했다. 이런 일이 어디 외교부뿐일까라는 의구심이 시민사회엔 팽배해 있다. 공직 인사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바로 세우는 추상같은 감사가 되길 바란다. 겉핥기로 끝내면 불신만 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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