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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24 08:47 수정 : 2010.09.24 08:47

청소년 대상 성범죄 피해자는 점점 어려지고, 가해자 가운데 청소년들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고 한다. 점점 더 많은 청소년이 한편으로는 어려서부터 씻기 어려운 상처를 받고, 다른 한편으론 일찌감치 범죄자가 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래저래 성범죄의 그늘 아래 시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성범죄가 더 넓고 깊게 퍼지기 전에 대책의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

최근 청소년 성범죄의 양태를 보면 처벌 일변도로는 도저히 대처하기 어려운 지경에 온 게 아닌가 싶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보고서가 이를 잘 보여준다. 피해자의 나이가 뚜렷하게 어려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심지어 성매매 피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게다가 청소년이 저지르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도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청소년이 저지른 성범죄의 절반이 성폭행이며, 이는 성인 범죄자의 경우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라고 한다. 보고서는 또 청소년 성범죄의 재범자 비율이 일반 성범죄에 비해 더 높으며 재범 추세도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후 처벌식 대응만으로는 청소년들을 성범죄의 그늘에서 자유롭게 해주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성범죄자들의 생각이 심하게 삐뚤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조윤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위치추적 전자발찌 착용 경험이 있는 성범죄자들을 조사한 걸 보면,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크게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 성폭행의 일차적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거나, 피해 여성이 강력하게 저항했으면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심지어 전체의 65%가 성폭력은 어쩔 수 없는 남성의 성적 본능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렇게 삐뚤어진 인식을 가진 이들에게 전자발찌가 과연 얼마나 재범 억제 효과가 있을지 걱정스럽다.

이제는 성범죄, 특히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치료해야 할 질병 차원에서 접근하는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 청소년들에 대한 성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그들이 성범죄라는 ‘질병’에 빠지지 않게 도와야 한다. 이와 함께 성범죄자들에 대한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의 지적처럼 성범죄자만 전담하는 치료감호 시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 늦기 전에 종합적인 대책을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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