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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0.17 21:19 수정 : 2010.10.17 21:19

시중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국내 경제가 이자율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들었다. 물가는 오르는데 금리는 계속 낮아지니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예금자들이 앉아서 손해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은행 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자금은 주식이나 부동산에 몰려들어 자산 거품을 일으킬 게 분명하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초저금리를 유지하다가 오히려 또다른 거품을 키우는 꼴이다. 새로운 자산 거품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가 시급하다.

지난달 국고채 3년물의 평균금리는 연 3.48%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3.6%보다 0.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이자소득세까지 고려하면 대부분의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이달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더 떨어졌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3.05%까지 하락한 상태다. 은행에 따라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의 정기예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이자소득을 아예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물가가 크게 오르게 된다. 다만 그 부작용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나타날 뿐이다. 게다가 글로벌 달러 약세로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도 오르는 추세다. 국외에서 물가상승 요인이 밀려들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또 은행에서 빠져나온 부동자금은 자산시장의 거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거품은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다. 이미 금융위기 때 저금리의 부작용을 생생하게 경험한 바 있다. 그뿐 아니다. 저금리에 의존해 생존하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과 가계의 부실을 키우고, 이는 금융 부실화로 이어진다.

국내 경제는 금융위기로 인한 위기를 벗어난 상태다. 위기에 맞춰 처방된 초저금리를 지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많은 학자들이 연초부터 저금리와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국회도 최근 가계부채 급증과 물가상승 압력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과 환율하락 용인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국내 경제가 과연 마이너스 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경기를 떠받쳐야 할 상황인지 정부와 한국은행에 묻고 싶다. 통화당국은 이런 한심한 금융시장의 상황을 서둘러 종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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