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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겨운 성금과 ‘한겨레’ |
제2 창간 깃발을 내걸고 발전기금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겨레신문사에 어렵사리 모은 돈을 들고 오는 분들이 적지 않다. 오토바이로 배달(퀵서비스)을 하는 분이 마음의 정성이라며 하루 일당을 내놓고 돌아갔고, 17년 전 <한겨레> 창간 당시에는 학생 신분이라 돈이 없어 창간주주가 되지 못했는데 이제야 마음의 빚을 갚게 됐다는 공무원도 있었다. 우리는 이 분들이 한겨레에 거는 기대나 부탁 말씀을 들으며 마음가짐을 다시 다잡는다.
절절한 사연들이 묻어 있는 성금 가운데서도 우리를 가장 감격하게 한 것은 어제치 신문 1면에 실린 ‘밥퍼나눔운동본부’의 성금 502만원이다. 무의탁 노인이나 노숙자들에게 끼니를 제공하는 일을 해 온 최일도 목사가 이끄는 밥퍼나눔운동본부는 끼니를 잇기가 어려운 분들이 떳떳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자존심 유지비’ 명목의 식대조로 100원을 자발적으로 내도록 했다. 노숙자 등 자기 한 몸 돌보기도 어려운 분들이 꼬박 2년 동안 모은 돈이 한겨레에 온 셈이다. 더욱 숙연하게 만든 것은 발전기금으로 내자는 것이 최 목사 혼자 생각이 아니라, 운동분부 실무자는 물론이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무의탁 노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분들이 눈물겹게 모은 돈을 받아야 하나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이 분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기로 했다. 이 돈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 소외된 구석이 없는 사회,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더욱 앞장설 것이다. 동시에 밥퍼나눔운동본부와 다일천사병원 등의 관련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돕는 데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주주와 독자, 발전기금 모금에 참여한 모든 분께 다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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