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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05 19:02 수정 : 2010.11.05 19:02

천안함 공격의 증거로 제시된 어뢰추진체 안에서 흰색 물질이 붙은 상태로 조개가 발견됐다. 이것은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에 매우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는 민감한 단서다. 신중한 과학적 검증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함체와 어뢰추진체에서 같은 흰색 흡착물질이 발견됐고, 그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알루미늄이 첨가된 폭약이 터지면서 눌어붙은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사고 해역에서 건진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공격에 쓰인 어뢰의 잔해임을 입증하는 연결고리 구실을 흡착물질이 해온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조개를 보면 그 논리 구조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조개가 어뢰 폭발 이전에 어뢰추진체에 들어갈 수는 없고, 아마도 추진체가 바닥에 가라앉은 상태에서 나중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간 조개가 어뢰 폭발 순간에 발생하는 흡착물질을 뒤집어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대신에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사건 이전부터 바닥에 있었고, 흰색 물질도 폭발의 결과로서의 흡착물질이 아니라 다른 침전물질이라고 하면 조개의 존재가 더 잘 설명될 수도 있다. 조개가 어뢰추진체 안으로 들어간 다음에 침전물질이 주변에 들러붙기는 쉽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으로 있는 양판석 박사는 어뢰추진체의 흰색 물질이 폭발의 결과가 아니라 다른 침전물이라는 시료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방부는 조개의 존재 이유를 여러 가지로 ‘추정’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자마자 국방부가 서둘러 조개와 흰색 침전물을 떼어낸 것도 적절하지 않다.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하면 결과를 내놓아도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공격에 쓰인 게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개 논란’은 무게가 가볍지 않다. 따라서 어뢰추진체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논란을 해소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조개가 추진체에 들어간 경위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흰색 물질의 실체를 정밀하게 다시 분석한다면 진실 규명이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이 작업에 국방부 발표에 의문을 제기해온 과학자들의 공동참여가 보장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국회가 이 과정을 주관하는 것도 유력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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