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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8 20:28 수정 : 2010.11.18 20:28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외아들인 이재용 부사장을 올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경영권 3대 세습 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이 부사장이 삼성 대주주로 부상하는 과정에 문제가 많았고, 그의 경영능력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재벌들의 3대 세습이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현대나 엘지, 두산 등도 3세, 4세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재벌의 경영권이 제대로 된 경영능력 검증 없이 자동으로 세습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능력 없는 자녀가 국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대기업의 경영을 잘못할 경우, 자칫 국가경제 전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재벌들의 세습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범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이재용 부사장은 그룹 지배권을 장악해온 과정이 비정상적이다. 이 부사장이 삼성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에버랜드의 주식을 헐값에 넘겨받는 과정에서 온갖 편법과 변칙이 동원됐다. ‘삼성 비자금 사건’ 등을 거치면서 법적으로는 마무리됐다고 하지만 겨우 16억원의 증여세만 내고 자산 200조원에 이르는 삼성그룹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재용 부사장의 경영능력도 문제가 된다. 이 부사장이 직접 경영에 나선 것은 2000년대 초의 인터넷 사업이 거의 유일하다. 당시 이재용 상무는 국내 인터넷 지주회사인 이(e)-삼성, 해외 인터넷지주회사인 이-삼성 인터내셔널을 세우고 두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자회사들을 잇달아 설립해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 상무는 사업에 실패하고 철수했다. 그 뒤에도 그는 10여년 동안 이렇다 할 경영실적을 낸 게 없다.

이 부사장은 내년 삼성전자 주총에서 대표이사에 올라 현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과 공동으로 삼성전자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서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과거처럼 삼성이 조직적으로 이 부사장의 경영실적을 부풀리는 ‘이재용 신화 만들기’ 같은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나마 그의 3대 세습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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