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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8 20:28 수정 : 2010.11.19 09:07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 붙어 있는 흡착물질이 국방부 합동조사단 발표와 달리 폭발에 의해 생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천안함이 어뢰 공격을 받았다는 정부 발표와 논리적으로 상충하는 만큼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한겨레21>과 <한국방송>(KBS) ‘추적 60분’의 최근 보도를 보면 정기영 안동대 교수(지구환경과학)는 두 매체의 의뢰를 받고 천안함 흡착물질을 분석했다. 그는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통해 국방부로부터 전달받은 흡착물질 시료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정 교수는 합조단이 엑스선 회절 분석 등 5가지 실험만 한 것과 달리, 그 5가지를 포함해 주사전자현미경 분석 등 모두 11가지 실험을 했다. 훨씬 엄밀한 과학적 절차를 밟은 것이다. 그 결과 흡착물질은 합조단 발표처럼 고온의 폭발조건에서 생긴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섭씨 100도 이하에서 만들어지는 비결정성 알루미늄 황산염 수화물로 보인다고 정 교수는 밝혔다.

이 결과를 보면 흡착물질 분석을 토대로, 사고 해역에서 건진 어뢰 추진체가 천안함 공격에 쓰인 바로 그 어뢰의 잔해라고 연결시킨 합조단의 설명에 심각한 허점이 생긴다. 어뢰 추진체 뒷부분의 작은 구멍에서 조개껍데기가 외형을 멀쩡하게 유지한 상태로 발견된 것과 함께, 합조단 조사 결과를 흔드는 유력한 근거가 추가된 것이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 천안함 침몰 원인이 다른 데 있다고 단정하는 것도 지나치다. 다만 합조단의 당시 조사가 매우 성급하고 부실했음은 분명해지고 있다. 또한 함체 여러 곳의 다양한 물질들에 대해 하나하나 과학적 분석을 다시 해나갈 필요성이 더 커졌다.

국방부는 정 교수의 분석이 자신들이 입회한 가운데 시료를 개봉하는 등의 조건을 갖추지 않았다며 불신감을 나타냈다. 추가실험을 할 생각도 없다고 한다. 국방부의 이런 태도는 문제가 있다. 의문점을 그대로 묻어둔다면 합조단과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합조단에 참여했던 과학자와 정 교수 등이 공동으로 함체 여러 곳의 물질을 다시 분석하는 것이 유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방부는 자세를 바꾸기 바란다. 국회가 책임감을 갖고 이 과정을 주관하는 방안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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