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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26 21:22 수정 : 2010.11.26 21:22

연평도 주민들이 대부분 섬을 떠나고 있다. 남아 있는 주민은 극소수라고 한다. 전쟁 때가 아니면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오랫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는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 노인들인데다 당장 갈 곳도 없다. 인천 시내 찜질방이나 모텔에 기거하면서 기약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 형편이다.

포탄이 안마당까지 떨어진 터에 주민들이 연평도에 그대로 남아 있기는 어렵다. 당장 28일부터 서해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불안해하는 주민들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일시적인 불편함만이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언제 연평도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연평도만이 아니다. 서해 5도가 모두 비슷한 처지에 있다. 남북이 강경대응으로 갈수록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높아진다. 민간인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해 5도 주민들이 무작정 섬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애꿎은 주민들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다. 육지로 이주시켜 달라고까지 당국에 요구하는 연평도 주민들의 처지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연평도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안전을 보장받고 섬으로 돌아가 평화롭게 생업을 유지하는 것이다. 알고 보면 군사적 대결이나 평화체제 구축도 모두 국민의 안전과 생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연평도 주민들의 지금 모습은 평화가 깨지면 우리 국민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다. 휴전 이후 60년 가까이 지켜온 불안한 평화가 그나마 소중했다는 것이 새삼 느껴지는 상황이다.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주민들이 남북 대결의 볼모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내가 다시 연평도로 돌아간다면, 그땐 정말 남북 평화가 확실히 조성돼 있을 때겠지’라는 연평도 주민의 목소리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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