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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28 21:40 수정 : 2010.11.28 21:4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내일 미국에서 재개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이끄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지난번 서울 협상에서 관철시키지 못한 것들을 다시 한번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 대한 대폭 양보를 요구할 게 분명하고, 쇠고기 수입 확대 요구도 다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재협상 결과의 문서화 방식도 미국의 압박 못잖게 문제 소지가 크다. 미국 쪽은 기존 협정문을 고치지 않고 재협상 결과만 따로 추가 협정문에 넣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협정문을 많이 손보는 게 부적절한데다, 협정문을 많이 고치면 의회 승인 과정이 번거로워질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자동차 등 재협상 결과만 담은 추가 협정을 맺는 이런 방식은 우리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이 언제든지 추가 협정에 대해 수정을 요구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기존 자유무역협정이 더 불평등하게 되는 것을 피할 길이 없다.

재협상 시기도 별로 좋지 않다. 지금은 남북한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미 군사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대등한 협상은 쉽지 않다. 우리 협상단이 ‘안보를 위해 경제 문제를 조금 양보하자’는 심리 상태에 빠지거나 직간접적인 압박을 받기 쉽다. 이미 우리는 많은 걸 양보한 상태다. 애초 협정문부터 미국에 유리하게 만들어졌고, 그 이후에도 정부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여기서 더 양보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혹시라도 온 나라가 남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틈을 타 얼렁뚱땅 타결지으려 해서는 안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미국의 요구대로 자동차 분야 등에 대한 추가 협정을 맺는 건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이럴 바에는 투자자-국가 소송제 등 우리에게 불리한 기존 조항들까지 포함한 전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 정부는 결렬을 각오하고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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