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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13 20:32 수정 : 2010.12.13 20:32

한국 기업인 영원무역 현지 공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방글라데시 노동자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졌다. 지난 토요일 치타공 수출가공공단에서 시작된 시위가 수도인 다카 등으로 번지면서 노동자 3명이 숨졌다고 한다.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듯하지만 언제 다시 악화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 조처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라고 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법정 최저임금을 월 1662타카(약 2만7000원)에서 3000타카(4만8000원)로 80% 올렸다. 5000타카로 올릴 걸 요구하던 노동계는 전반적인 임금 수준, 특히 전체 노동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의류노동자의 임금이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인상률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이 제때 임금을 올려주지 않자 노동자들의 불만은 팽배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경험이 많은 숙련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임금도 같은 비율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한다.

사태를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은 방글라데시 자체의 힘만으로는 저임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체 수출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의류산업은 사실상 외국 기업의 영향 아래 있다. 영원무역 같은 외국인 직접투자 법인 또는 외국 유명 업체에 납품하는 현지 기업이 그들이다. 결국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은 국제적인 노동착취 사슬의 맨 밑바닥에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시위는 예사롭지 않은 측면이 있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 구실을 하던 중국에서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더니 이번엔 방글라데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터졌다. 다국적기업들의 약탈적 임금착취에 대한 저항이 국경을 넘어 번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다국적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방글라데시 저임금 해소에 적극 협력할 때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 주요 기업체인 영원무역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회사 쪽 대응은 기대에 못 미친다.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회사 쪽은 사태가 더 악화하면 공장을 완전 폐쇄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사태를 진정시키기보다는 악화시킬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는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대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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