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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6 19:51 수정 : 2005.06.26 19:51

신용불량자에게 회생 기회를 주려고 도입한 한마음금융(배드뱅크)의 채무재조정이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채무재조정을 받은 신용불량자 18만여명 가운데 절반이 여섯달 만에 다시 연체를 시작했고, 15%는 석달 이상 빚을 못 갚았다고 한다. 한마음금융식 지원은 소재파악이 잘 안 되는 신불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자수 유도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한마음금융의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소득이 많지 않은 신불자들에게 단지 상환기일을 늘려주는 것만으로 그들이 제대로 빚을 갚을 수 있기를 기대하기란 애초 무리였다. 대다수 신불자들은 잠시나마 신용불량 상태에서 벗어나 보려고, 감당할 수 없는데도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고 봐야 한다.

신불자들의 회생을 도우려면 원금을 대폭 덜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도덕적 해이’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준 ‘약탈적 대출자’들의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한다. 신불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원금을 덜어주는 것은 채권자들로서도 더 많은 빚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다.

법 개정으로 통계는 사라졌지만 신불자 문제는 달라진 게 없다. 정부와 국회는 한마음금융의 실패를 거울삼아 그간의 대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법원 판결을 거쳐야 하는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 제도를 통하지 않고도 그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원금탕감형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또 5년간 성실히 빚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면제해주는 개인회생 제도를 신불자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게, 중간점검을 하여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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