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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란 대통령의 출현 |
지난 주말 대통령선거 결선투표가 치러진 이란에서 40대 후반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승리해 1979년의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으로 비성직자 대통령이 나오게 됐다. 강경보수파로 분류되는 아마디네자드 테헤란 시장은 애초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차 투표에서 2위로 턱걸이를 했고, 결선투표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던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에게 압승을 거두었다.
국정경험의 부족이라는 약점을 청빈한 정치가라는 이미지로 메운 그의 당선은 이슬람 보수주의의 승리라기보다는 빈부격차 해소, 부패 일소 등의 공약에 서민들이 호응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란은 세계 제2위의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원유판매대금의 대부분을 종교계나 특권층이 자의적으로 사용해 사회적 갈등이 지속됐다. 이슬람혁명의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편 그는 당선 확정 뒤 발표한 첫 공개성명에서 “강력한 모범적 선진 이슬람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 해결이 그의 주요한 내정 과제가 될 것이다.
대외정책에서는 핵정책의 방향과 미국과의 관계 설정이 국제사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시 미국 행정부는 이란 대통령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처음부터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마디네자드는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자주권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해온 미국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영국,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연합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 움직임에 맞서 협상을 주도해 왔는데 이란이 얼마나 신축적인 자세를 보일지가 주목된다. 8월 초에 들어서는 이란의 새 정부와 부시 행정부가 대결노선으로 치달아 중동정세의 불안요인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 관심과 간여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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