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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23 20:51 수정 : 2010.12.23 20:51

경북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강원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강원 지역에선 평창, 화천, 원주에 이어 명품 한우로 유명한 횡성까지 구제역이 퍼졌다. 정부 방역 시스템의 철저한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구제역이 1~2주의 잠복기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충청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정부는 구제역이 전국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 아래 철저한 방역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비상수단으로 백신 접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취약한 소 13만여마리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확산 속도만 늦출 수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일단 백신으로 항체가 형성되는 비율이 85%에 불과하다. 더욱이 소·돼지가 백신 접종을 전후해 감염되면 구제역 증상을 보이지 않은 채 바이러스를 가진 보균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런 가축들은 구제역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믿고 안이하게 대처했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지난 한달 동안의 구제역 발생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방역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점이다. 무엇보다 사람과 가축의 이동 제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축산업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감염 확산의 경로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경북에서 한참 떨어진 경기로 전파됐다가 다시 강원으로 확산된 과정은 그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따라서 방역망을 재정비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대책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백신 접종을 한다 해도 구제역 확산을 막기 힘들 것이다.

이번 구제역은 국내 가축전염병 방역체계의 총체적 부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발병만 1월, 4월에 이어 올 들어 세번째다. 정부는 이번에 한달이 다 되도록 감염 원인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규모도 사상 최대다. 매몰된 소·돼지는 28만마리가 넘는다. 그런데도 확산 추세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사상 최악의 사태다. 백신 접종만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정부는 백신이 방역체계를 대신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비상한 각오로 구제역 차단에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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