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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24 20:43 수정 : 2010.12.24 20:43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엊그제 여기자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룸(살롱)에서는 자연산을 많이 찾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것을 두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성형하지 않은 여자를 ‘자연산’이라고, 즉 여성을 먹을거리로 비하한 점이 잘못인 것처럼 지적한다. 그러나 그 발언은 단순한 여성비하를 뛰어넘는다. 이것은 여성을 유흥업소의 상품처럼 보는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안 대표가 룸살롱 접대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라도 문제의식이 있다면 여기자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그런 저열한 발언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여성과 접대문화에 대한 빗나간 인식의 소유자임이 드러난 그는 공당 대표 자격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연평도 포격사건이 벌어지자 “전쟁이 나면 지금이라도 군대 가겠다”고 했다. 집권당 대표로서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방도는 내놓지 않고, 나이에도 어울리지 않는 빈말을 해댄 것이다. 석연찮은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은 이력 때문에 정반대 방향으로 강성 발언을 늘어놓았는지 모르겠으나, 말하는 사람의 신뢰성을 더욱 떨어뜨릴 따름이다. 안 대표가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조롱거리가 된 것도 이런 이유들이 맞물린 까닭이다.

안 대표는 두 달 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당의 강령을 ‘개혁적 중도보수’로 바꾸겠다며 “대북정책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정부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대북정책은 더욱 강경 일변도로 치달았다. 그런데도 당 대표란 사람이 정부에 자기주장을 관철하려고 노력했다는 흔적은 아무 데도 없다. 급기야 정두언 최고위원, 남경필 의원 등이 엊그제 대북정책 재검토 필요성을 다시 주장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안 대표가 개혁적 중도보수 기조에서 제시한 양육수당 공약도 12·8 날치기로 날아갔다. 역시 안 대표는 이것을 원상회복시키고자 노력하지 않았으며, 템플스테이 예산을 갖고 실무자들을 타박한 게 고작이었다. 집권당 대표가 어떤 정책을 주장했다가 공공연히 무시되거나 그 정책이 실종되는데도 아무런 말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지도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대표는커녕 국회의원 자격도 인정하기 어렵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안 대표로는 이제 어렵다는 견해들이 나오는 지경이다. 안 대표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든 당 차원에서든 책임 있는 조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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