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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10 20:54 수정 : 2011.01.10 20:54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던 청소노동자들의 원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러해 동안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일터에서 하루아침에 내쫓기는 이들의 서러운 아우성이다. 지난해 말 동국대에서는 60~70대 고령자를 포함한 노동자 수십명이 계약 해지에 맞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이들이 연초에 고용승계 약속을 받아내자 이번에는 홍익대에서 비슷한 일이 터졌다. 1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생긴 것이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도 청소노동자 해고 문제가 말썽이 되고 있다고 한다.

청소노동자들은 그 어떤 노동자보다 열악한 처지에 있다. 저임금에다가 용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중·장년층 여성들이 중심이라는 게 일반적인 특징이다. 이런 취약한 처지여서 이들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치 투명인간처럼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인간 대접 따위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조용히 숨죽여가며 청소하고, 쉬거나 식사할 때도 눈에 띄어선 안 된다. 그동안은 이렇게만 하면 계약이 연장되고 고용이 승계되면서 일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노동자들이 참다못해 노조를 만들어 최소한의 인간 대접을 요구하기 시작하자 모든 게 바뀌었다.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용역 계약 해지다. 청소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는 곧 해고다. 동국대나 홍익대는 물론 최근 문제가 불거졌던 대학들도 거의 비슷하게 대응했다. 청소노동자들의 기본 권리조차 인정하지 않는 야만적인 행태다.

청소노동자 문제는 이제 당사자들한테만 맡길 상황이 아니다. 노동인권 차원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최소한의 근무조건이 보장되도록 관련 당국이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일이다.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안정시켜줄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최근 서울 관악구가 환경미화원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청소행정에 ‘준공영제’ 개념을 도입하기로 한 것을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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