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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2.07 18:41 수정 : 2011.02.07 18:41

구제역 감염 가축의 대규모 매몰에 따른 2차 환경오염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 조사 결과 매몰지 가운데 상당수가 산비탈 등에 있어 토양 유실이나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봄이 오면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내리면서 매몰지가 유실돼 주변 지역이 크게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우려했던 사태가 점점 현실로 드러나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구제역 감염으로 매몰되는 가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침출수 유출 등 2차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여러 차례 제기됐다. 실제로 경남 김해, 경기 파주 등에서는 침출수가 흘러나와 하천으로 흘러드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일손 부족 등을 이유로 2차 오염에 대한 대책 없이 주먹구구식 매몰을 진행해왔다. 불과 한두달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재앙이 또다른 재앙을 부르는 최악의 사태를 자초한 셈이다.

매몰지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위치 선정이 잘못된 곳이 많다. 산비탈처럼 토양이 유실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나 농가 인근 등 2차 오염이 용이한 지역이 너무 많다. 또한 대량으로 파묻다 보니 구덩이 깊이가 얕고 비닐 등이 찢어져 침출수 유출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유실 위험이 있는 곳은 보강공사를 하면 되지만 침출수가 유출되는 지역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 주변에 관측정을 뚫어 유출 여부를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유출이 확인되면 다시 공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대규모 수질오염이다.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다시 확산될 게 분명하다. 침출수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는다 해도 안전을 자신할 수 없다. 수백만마리가 매몰됐기 때문에 많은 양의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구제역 차단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3월 말까지 보강공사를 완료하겠다고 하지만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매몰지 주변을 보강·정비하겠다는 말만 있지 침출수에 대한 확실한 대책도 없다. 여기에다 구제역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매몰 가축이 315만마리를 넘어섰는데도 확산 추세는 그칠 줄 모른다. 언제 안전한 부지를 골라 새로 파묻고 기존 매몰지를 보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다가는 전국토가 매몰 가축과 침출수로 뒤덮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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