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2.08 19:00 수정 : 2011.02.08 21:16

남북 당국자가 모처럼 한자리에 앉았다. 어제 판문점에서 열린 군사실무회담에서 남북은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 시기, 대표단 구성, 장소 등을 놓고 마라톤 논의를 했다. 특히 북한은 고위급 회담을 빨리 열자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오늘 속개되는 회담에서 고위급 회담의 실무적 절차에 모두 합의하길 기대한다.

어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해서 회담 전망이 순조로운 건 아니다. 우선 북쪽은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을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하지 않으면 남북관계 진전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선 경위가 분명한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는 명료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포격 이유를 놓고 남쪽과 다른 주장을 할 수는 있으나 민간인 사상자가 난 것은 전적으로 북쪽 책임이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는 양쪽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 북쪽은 일방적인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제기된 의문에 대해 성실하게 답할 의무가 있다. 고위급 회담을 열고도 의혹이 더 커진다면 남북관계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남쪽이 고위급 회담의 의제를 연평도·천안함 문제로 국한시키려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두 사건이 중요하긴 하지만 둘 다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어난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 사건의 마무리와는 별개로 남북 사이 긴장을 낮추기 위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한 까닭이다. 물론 북쪽은 북방한계선(NLL)과 한-미 연합훈련 등 우리 정부가 꺼리는 문제들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긴장 완화를 바란다면 이들 문제에 대한 논의 자체를 피할 이유가 없다. 이전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들 문제는 논의됐으며 일정한 합의를 이룬 적도 있다.

지금 남북은 여전히 서로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 우리 정부는 북쪽이 이빨을 숨긴 채 평화공세를 펴고 있다고 여기며, 북쪽은 남쪽이 자신을 무너뜨리려고 압박에 치중한다고 생각한다. 이래서는 대화를 하더라도 겉돌기가 쉽다. 양쪽은 상대의 행동만 요구할 게 아니라 자신의 진정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먼저 움직인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쪽의 다양한 대화 제의를 큰 틀에서 종합해 논의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고위급 군사회담은 남북관계 진전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남북 모두 이제까지와는 다른 진정성과 의지를 갖고 남북관계의 새 틀을 짜나가야 할 때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