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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2.11 19:52 수정 : 2011.02.12 03:39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비록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런 식의 우유부단한 태도로 뛰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집에 불이 붙기 시작했는데도 성급하게 나서면 안 된다고 말리는 꼴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얘기했듯이 지금 상황은 지난 1월과 달라진 것이 없다. 수출과 내수 경기가 회복세에 있고, 국제 원유값 등 수입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 쪽에서 물가상승 압박이 커지는 양상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실제 수요·공급과 상관없이 물가상승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이 상황에서 한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강력한 물가안정의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다. 1월에 금리를 올렸든, 두 달 연속 올리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융위기 이후 그나마 국내 경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던 것은 유례없이 신속하고 강력한 금리인하 덕분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해 강력한 물가안정의 의지를 내보여야 할 때다. 그렇게 해도 물가상승 압박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총재는 “금리 정상화로 가는 과정에 있다”며 “10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세 번 올리면서 나름대로 적절한 속도와 폭을 정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한은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1%에 이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로 올리기는 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하는 균형금리 4%에는 현저하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은은 적절한 금리인상을 해온 게 아니라 남들 눈치를 살피다가 뒤따라 올리는 시늉만 해왔을 뿐이다. 금리는 실물경제에 반영되는 데 6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선제적인 조처가 중요하다. 한은 스스로 강조해왔던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기준금리는 지난해 이미 3%대로 올라섰어야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다음달에 올릴 것이라면 이번에 연속으로 올리는 게 맞다. 그 정도로 국내 경제가 휘청거리지 않는다. 두 달 연속 올리는 게 그렇게 눈치가 보였는지 한은 쪽에 묻고 싶다. 김 총재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말이 통화정책의 우유부단함을 감추는 수단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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