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3.03 20:02 수정 : 2011.03.03 20:02

문화방송(MBC)이 그제 간판 프로그램인 ‘피디(PD)수첩’의 프로듀서들을 대거 다른 부서로 내보내는 인사를 했다. 해당 프로듀서들은 인사발령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회사 쪽은 요지부동이다. 회사 쪽은 피디수첩에 변화를 주기 위한 인사라고 하지만, 그동안 비판적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했던 피디수첩을 무력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 들어 방송 장악 시도는 끊임없이 계속돼 왔다.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는 솎아내고, 눈에 거슬리는 프로그램은 아예 없애거나 힘을 빼기 위한 작업이 지속됐다. 문화방송의 경우만 해도, 지난해 ‘후플러스’와 ‘더블유(W)’를 폐지한 데 이어 이번 인사를 통해 피디수첩 무력화에 본격 착수했다. 피디수첩 프로듀서 11명 중 6명을 내보낸 상태에서 지금 같은 비판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특히 피디수첩의 간판급 프로듀서인 최승호 피디도 제작 일선에서 빼버렸다. 최 피디는 지난해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을 제작하면서 피디수첩의 명성을 높여왔다. 최 피디 자신도 피디수첩 잔류를 강하게 희망했지만 회사 쪽은 막무가내였다. 회사 쪽은 ‘(그동안 고생한) 최 피디를 편하게 해주려고’ 피디수첩에서 빼주었다고 하는데 소가 웃을 일이다.

회사 쪽은 피디수첩에 변화를 주기 위해 1년 이상 된 피디들은 모두 교체하는 걸 원칙으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1년이란 기준도 설득력이 없을 뿐 아니라 변화의 방향은 더욱 위험하다. 담당 국장은 피디수첩이 ‘참’이라고 생각하는 걸 외부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그런 ‘억울함’을 풀기 위해 피디수첩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보직간부는 피디수첩이 정치색이 강하기 때문에 탈색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노골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한마디로 정권에 비판적인 현재의 피디수첩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내비친 셈이다.

문화방송이 이처럼 ‘피디수첩 죽이기’에 나선 데는 현 정권의 의중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권의 낙하산 김재철 사장 연임 이후 ‘파행 인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진 것은 이런 의심을 더하게 한다. 담당 국장은 ‘위의 지시는 없었다’며 오히려 ‘사장이 정부여당을 비판해 달라고 말했다’지만 누가 이를 믿겠는가. 정권의 비위를 맞추는 ‘피디수첩 죽이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