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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시간이 세계 꼴찌라는데 |
우리나라 사람들의 책 읽는 시간이 세계 꼴찌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의 비영리 미디어 조사기관인 ‘엔오피(NOP) 월드’ 조사 결과를 보면, 책과 신문·잡지를 포함한 한국인의 주당 독서시간은 3.1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세계 평균인 6.5시간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 성인의 연간 독서율(1년간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비율)은 76.3%로 스웨덴(81%) 다음으로 높고, 유럽·미국에 비해 월등하다는 문화관광부의 몇 달 전 조사 결과와도 대조된다. 독서율은 상위급인 반면에 독서의 질은 하위권인 셈이다. 책을 건성으로 읽거나 주로 읽는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과 거의 일치하는 편식현상을 실증하는 통계수치이기도 하다.
지식정보 시대에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어 걱정스럽다. 책과 가장 가까워야 할 학생들은 교과 학습량의 증가로 입시공부에 매달리고, 대학생은 좁은 취업 관문을 뚫고자 취업 관련 서적에 몰두한다. 먹고 살기에 바쁜 어른들 역시 책장을 넘길 여유가 많지 않다. 영상과 인터넷에 밀려 ‘읽는 문화’에서 ‘보는 문화’로 넘어가는 사회적 흐름도 책을 멀리하게 하는 원인이다. 문화적 보고인 책이 푸대접받는 세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꿈꾸게 한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성취한 사람의 뒤에는 책이 있었다. 책 읽는 선비를 숭상했던 문화적 전통과 세계적으로 높은 교육열 등으로 우리 국민의 정서는 어느 나라보다 책과 가까웠다. 이를 살려나가야 미래가 있다. 독서율과 양에 만족하기보다는 폭넓고 꾸준하게 읽도록 하는 독서문화 운동이 필요하다. 공공도서관 증설 및 도서 확충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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