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3.13 20:01 수정 : 2011.03.13 23:15

규모 9.0의 대지진이 이웃 일본을 덮쳤다. 사상 최악이라는 강진과 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은 무서웠다. 평온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든 거대 쓰나미는 마을과 도시, 들판을 무참히 찢고 휩쓸었다. 이빨을 드러낸 자연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무력했다. 사망·실종자는 이미 수만명에 이르렀다. 재산·경제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이런 일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니 더욱 놀랍고 두렵다.

참사를 당한 일본 국민과 정부에 심심한 애도와 위로를 보낸다. 가족을 잃은 아픔과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빼앗긴 망연함은 그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을 것이다. 그럴수록 용기와 힘을 잃지 말기 바란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우리도 당연히 나서서 도와야 한다. 자연재해에 잘 대처해 왔다는 일본도 이번 지진은 감당하기 힘든 대재앙이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일본은 이미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우리 교민과 유학생, 관광객 등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 말고도 어려움에 처한 일본 국민을 도울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인명 구조와 부상자 치료 인력을 서둘러 파견하고, 민간단체의 구호활동을 신속하게 조직하고 지원하는 일 등에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류애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됨으로써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참화를 흥미 위주로 묘사하거나 뒤틀린 심리를 드러낸 일부 보도와 반응은 유감스럽다. 지금은 이웃의 고통에 마음 아파하고 힘을 모아 도와야 할 때다.

지진과 쓰나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라는 한반도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그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일본이 이번 대지진의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내진 설계 등 엄격한 건축규칙과 체계적인 대피훈련 때문이라고 한다. 쓰나미의 발생 시간과 지역을 예측하는 데 일부 착오가 있었다지만 정밀한 사전경보 체제가 지금 이상의 엄청난 인명피해를 막은 것은 사실이다. 대재앙 앞에서 침착하고 의연한 일본 국민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질서를 잃지 않았고 사재기 따위 혼란도 없었다. 재난대비 시스템이 신속하게 가동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대규모 자연재해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지는 걱정스럽다. 실제로 지진에 견디는 설계가 의무화된 전국의 시설물 가운데 80% 이상이 내진설계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2008년 이웃 중국의 쓰촨성 대지진 때보다 나아진 게 전혀 없다. 재앙은 벌어지면 돌이킬 수 없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