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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박한 결정적 순간과 일본 정부의 결단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원자로 1~4호기의 잇따른 폭발로 이미 방사능이 상당히 누출됐으며,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이 전력선 복구를 어느 정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상된 냉각장치를 언제 재가동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대규모 방사능 누출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초점은 냉각수 공급을 재개해 고온으로 달아오른 연료봉을 식히는 일이다. 원자로 1~4호기가 잇따라 폭발하면서 격납용기를 싸고 있는 건축물들이 크게 손상됐으며, 특히 3·4호기는 냉각수가 고갈되면서 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돼 극히 위험한 상태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400㎞ 떨어진 지점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고온으로 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체르노빌과 같은 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속한 복구다. 헬기, 물대포, 살수차를 동원해 연료봉에 물을 뿌리는 것과 함께 전력을 복구해 냉각장치를 재가동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애초 대지진으로 냉각장치가 손상됐을 때 조기에 인력을 투입해 복구했더라면 이 정도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1~4호기는 언제든지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5·6호기에 보관된 1900여개의 핵연료도 안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때를 놓치면 통제불능의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미국 <에이비시방송>은 그제(미국시각) 미국 정부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48시간 안에 원전을 통제하지 못하면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신속하고 철저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일본 국민과 주변 국가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초기대응 실패를 교훈삼아 신속한 사태 수습이 가능하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하기 바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180여명의 현장 인력이 방사능 피폭 위험을 무릅쓰고 냉각수 공급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점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정신에 성원을 보낸다. 일본 정부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사람의 안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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